5사화집





여행
                       안 초 운
 
바람 따라 가는 곳이
내 집이요
 
물 흐르는 곳으로
흘러가 멈추면
그곳이 내 마음 담을 곳이다
 
별을 쓸어 모아
장식하고
 
오랜 친구같이
뜻이 같으니
그 무엇을 바라리오.


















                            안 초 운
 
 
하늘은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어느 길을 걸어가더라도
묵묵히 바라본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 뿐
 
넓고 큰길은
보통사람들이 원하는 길이지만
한결같아 아무런 의미가 없고
 
비좁고 울퉁불퉁하여
세파에 시달리지만
같이 숨 쉴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하리라
 
저녁노을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서
행복의 길을 만들어
수놓아 보련다







그 자리
                                 안 초 운
 
앙상한 나무
인생의 끝자락에 서있다
 
잔가지에 싹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 맺어
다 나누어주고
말없이 그 자리에 서있다
 
모든 것을 비운다고
쉽게 말하지만
돌아서면 그 자리
 
하나씩 채워갈 때
기쁨이 큰 만큼
가슴앓이를 해야 하나보다
 
나무가 조건 없이
다 나누어 주듯
그렇게 비우면 쉬운 것을
왜 이리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지
 
그 자리 그대로
서있으면 되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
                                        안 초 운
 
 
그 앞에 있으면
하늘에서 별이 쏟아져 내릴 듯
가슴이 아니 머리가 화해지고
 
서로 눈을 마주보고
잠시 몇 마디 나누었을 뿐인데
그 누군가 시침을 돌려놓은 듯
시간이 저만치 달아나 있다
 
이별이 아쉬워
두 손을 마주잡고 잠시 있었을 뿐인데
눈 깜짝 할 사이
어느새 태양이 떠오른다
 
아마도 그를 사랑하나봅니다





이별

                                    안 초 운

  

누구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별하게 된다

  

관계가 좋을수록

가슴 한쪽이 무너져 내린다

  

떠나보내는 것이

당신을 위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하지요

  

마음 한 자락을 접고

먼 산을 바라보면서

  

말없이 보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