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14회 전국 성인 시낭송대회 - 참가 신청 게시판
위의 제목란엔... | |
---|---|
시인 | 신석초 |
참가자 이름 | 이옥실 |
참가자 주소 | 전북 익산시 금강동 대신세르빌@ 101/301 |
참가자 전화번호 | 010-5009-2617 |
생년월일 | 1951-09-28 |
처용은 말한다 /신석초
바람아, 휘젓는 정자나무에 뭇 잎이 다 지겄다.
성긴 수풀 속에 수런거리는 가랑잎 소리
소슬한 삿가지 흔드는 소리
휘영청 밝은 달은 천지를 뒤덮는데
깊은 설레임이 나를 되살려 놓노라.
아아 밤이 나에게 형체를 주고
슬픈 탈 모습에 떠오르는 영혼의
그윽한 부르짖음------
어찌할까나. 무슨 운명의 여신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도 육체에까지
이끌리게 하는가
무슨 목숨의 꽃 한 이파리가
나로 하여금 이다지도 기찬 형용으로
되살아나게 하는가.
저 그리운 연못은 거친 갈대 우거져서
떠도는 바람결에도 몸을 떨며 체읍을 한다
굽이 많은 바다다운 푸른 물 거울은
나의 뜰이었어라.
밤들어 노니다가 들어와 자리에 보니
가랄이 넷이어라.
그리운 그대, 꽃같은 그대
끌어안은 두 팔 안에 꿀처럼 달고
비단처럼 고웁던 그대,
내가 그대를 떠날 때
어리석은 미련을 남기지 않았어라.
꽃물진 그대 살갗이
외람한 역신의 손에 이끌릴 때
나는 너그러운 바다 같은 눈매와
점잖은 맵시로
싱그러운 노래를 부르며
나의 뜰을 내렸노라.
나의 뜰, 우리만의 즐거운 그 뜰을.
아아, 이 무슨 가면이, 무슨 공허한 탈인가.
아름다운 것은 멸하여 가고
잊기 어려운 회한의 찌꺼기만
천추에 남는구나.
그르친 용의 아들이여.
처용
도도 예절도 어떤 관념 규제도
내 맘을 편안히 하지는 못한다
.지금 빈 달빛을 안고
폐허에 서성이는 나, 오오 우스광스런
제웅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