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14회 전국 성인 시낭송대회 - 참가 신청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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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이승하 |
참가자 이름 | 김 철 |
참가자 주소 | 전북 익산시 인북로72 |
참가자 전화번호 | 010-5009-2617 |
생년월일 | 1953-08-18 |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드리며 / 이 승 하
작은 발을 쥐고 발톱을 깍아드린다
일흔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
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짝
고무줄놀이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뼈마디를 덮은 살가죽
쪼글쪼글하기가 가뭄못자리 같다
굳은살이 덮인 발바닥
딱딱하기가 거북이 등 같다
발톱 깍을 힘이 없는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드린다
가만히 계세요 어머니
잘못하면 다쳐요
어느 날부터 말을 잃어버린 어머니
고개를 끄덕이다 내 머리카락을 만진다
나 역시 말을 잃고 가만히 있으니
한쪽 팔로 내 머리를 감싸 안는다
맞닿은 창문이
온몸 흔들며 몸부림치는 날
어머니에게 안기어
일흔다섯 해 동안의 된바람 소리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