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14회 전국 성인 시낭송대회 - 참가 신청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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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정호승 |
참가자 이름 | 권영태 |
참가자 주소 | 경북 안동시 남후면 무릉1동 무릉길 12-5 |
참가자 전화번호 | 011-9565-2023 |
생년월일 | 1958-10-16 |
정동진
정호승
밤을 다하여 우리가 태백을 넘어온 까닭은 무엇인가
밤을 다하여 우리가 새벽에 닿은 까닭은 무엇인가
수평선 너머로 우리가 타고온 기차를 떠나보내고
우리는 각자 가슴을 맞대고 새벽 바다를 바라본다.
해가 떠 오른다
해는 바다위로 막 떠오르는 순간에는 바라볼 수 있어도
성큼 떠 오르고 나면
눈부셔 바라 볼 수가 없다
그렇다
우리가 누가 누구의 해가 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만 서로의 햇살이 될 수 있을 뿐
우리는 다만 서로의 파도가 될 수 있을뿐
누가 누구의 바다가 될 수 있겠는가
바다에 빠진 기차가 다시 일어나 해안선과 나란히 달린다
우리가 지금 다정하게 철길옆 해변가로 팔장을 끼고 걷는다 해도
언제까지 함께 팔장을 끼고 걸을 수 있겠는가
동해를 향해 서 있는 저 소나무를 보라
바다에 한쪽 어깨를 지친듯이 내어준 저 소나무의 마음을 보라
네가 한 때 긴 머리를 흩날리며 기대었던 내 어깨처럼 편안하지 않은가
또 다시 해변을 따라 길게 뻗어나간 저 철길을 보라
기차가 밤을 다하여 평생을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서로 평행을 이루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우리 굳이 하나가 되기위해 노력하기 보다
평행을 이루어 우리의 기차를 달리게 해야한다.
기차를 떠나보내고 정동진은 늘 혼자 남는다
우리를 떠나 보내고 정동진은 울지 않는다
수평선 너머로 손수건을 흔드는 정동진의 붉은 새벽바다
어여뻐라 너는 어느새 파도에 젖은 햇살이 되어 있구나
오늘은 착한 갈매기 한마리가 너를 사랑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