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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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337
사랑에 대하여
권용태
사랑도 깊어질수록
낯설고 두렵구나
눈부신 햇살이 아닌
차가운 이슬로 내리는
눈발인 것을 몰랐었구나
가슴을 채웠던 그리움도
살아 움직이는 샘물처럼
흐르는 물살인 것을
집착에 깊이 빠져 몰랐었구나
사랑도 거리를 두고
그리워 할 때가 아름답다
문틈으로 스며든 햇살처럼
살며시 흔들림으로
다가와야 더욱 아름답다
사랑은 작은 간이역의
희미한 불빛이다
사랑은 치유할 수 없는 지병이다
사랑은 끝내 풀길없는
의문 부호이다
허허.
불꽃같은 사랑으로
치열하게 상처 받았던
그 멍에의 끈을 풀고
언제 다시
회한의 강을
건널 수 있을까
겨울나무는
바람부는 쪽으로 쏠리고
사랑은 그대 있는 곳으로
걷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