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원고 - 동인지
겨울 감나무
황성호
감나무 가지 끝
마지막 남은 까치 밥
직박구리가 쪼고 있다
모든 것 다 내어준
차가운 가지마다
눈꽃은 피어있네
훗날 햇살이 나목에 내려
어린 잎 다시 피울 때
푸른 꿈, 파란 봄을 펼쳐보리라.
비에 젖은 수암봉*
황성호
저 봉우리 손짓하여
기꺼이 오를 때
비는 소리 없이 추적여
내 마음 흔들리면
바람 한줄기
살며시 찾아와
내 등을 밀며
여기가 끝이 아니라 하네
등을 타는 땀
내 허리를 감고 젖어
마음 속 첫발 산마루에 닿으면
그 정점,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고 일깨워주었다.
*수암봉秀岩峰: 안산시 상록구 수암동 산5-1,수리산의 연봉으로 조선시대 안산군의 진산
이었다. 산봉우리가 흡사 독수리의 부리와 같다고하여 취암(鷲岩)이라고
도 불리었으나 조선 말엽에 이르러 산세가 수려하다하여 수암봉으로
개칭되었다.
바다 연꽃
황성호
서해의 물결 위에 어둠이 들고
파도도 잠을 청하던 그 날
알 수도 없는 힘은
차가운 백령의 바다 아래
그대들 가두었구나
“살아서 귀환하라”는
조국이 내린 마지막 명령
끝내 듣지 못한 채
슬픈 역사를 되돌리기엔
분단된 나라의 현실이 너무 아파
그대들 통일의 밑거름 되었으리니
그 거룩한 희생 잊지 않으리라
숭고한 혼들이여
연화리 푸른 바다 위
전우의 손 꼭 잡고
마흔여섯 송이 연꽃으로 피어있거라
훗날 통일이 되면
조국이 그대들 부를지니
관등성명 힘차게 복창하며
푸른 넋으로 돌아와
그대들 꿈꾸던 서해에서
우리 함께 더덩실 춤을 추어보자
아! 못다 핀 772함 조국의 아들들아
통일이 오면 그대들을 목 놓아 부르리라.
약력
호 : 해암(海岩)
이름 : 황성호(黃成鎬)
약력 : <문학시대> 등단 , 시대문학 , <백양문학> 동인 , 인천광역시 文學時計 동인 ,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낭송가협회 이사, 시인, 시낭송가.
수상 : 2012년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윤동주 기념사업회 주최 제4회 윤동주 시 암송 대회 은상 수상 外 다수.
시집 : 전자시집 '나는 갯바위다' 출간.
공저 : 동인지 ‘별의 노래 풀꽃의 시’, 「후백의 열매」, 한일합동시집〈韓日合同詩集〉
제5∼6회 外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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